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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1장 시리도록 푸르렀던 그날로 (2)



절망.

그래 절망이다.

가족들의 배신과 자신의 초라한 인생이 겹쳐지면서 더 이상 살아간다는 것이 무의미해졌다.

다리의 난간에 올라 눈을 감자 어린 시절 자신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랐다.

눈물이 주르륵 새어나왔다.

가족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고 한평생을 바보처럼 살아왔으니 그 누구보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

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. 하지만 이것이 최선의 선택인 것 같아요. 죽어서 다시 뵙게 되면 그때 많이 혼내주세요. 크윽

이를 악물고 난간을 발로 밟고 뛰어내렸다.

계곡 바닥까지의 거리는 100m가 훨씬 넘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은 이제 곧 산산조각이 난 채 사람들에게 발견될 것이다.

난간에서 떨어지는 순간 두려움 대신 평온함이 찾아왔다.

귓가로 들리는 바람 소리는 부드러웠고 눈으로 들어오는 풍경은 더없이 아름다웠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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